25 독자투고

반려동물은 가족 유병숙(팔공산로)


반려동물은 가족
유병숙(팔공산로)


며칠 전부터 집 창가 너머로 알 수 없는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집밖에 나가보니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됐을 법한 흰 고양이가 우리집과 경계를 이룬 옆집 벽면의 에어컨 환풍기 사이에서 애처롭게 울고 있었다.
그날 오후 늦게, 이번에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은 옆집 아저씨가 쓰레기를 주울 때 쓰는 긴 집게를 들고 왔다. 그분은 고양이 소리가 싫었는지 집게로 고양이를 끄집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영 께름칙했다. 그러다가 고양이 새끼가 다치거나 죽기라도 한다면 어쩌나 싶었다. 그래서 “불쌍하니 그냥 두세요.”라며 아저씨를 말렸다.
아저씨도 이렇게 어린 고양이면 분명 근처에 어미가 있을 거라고 하며 돌아섰다. 그러나 그 어린 고양이는 벌써 며칠째 울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가서 듣는 고양이 울음, 그리고 잠잘 때 또 들어야 하는 어미와 아기 고양이들의 울음소리...
마치 사람의 아기 울음소리 같은 고양이의 그 소리를 들으며 한동안 잠을 뒤척이면서, 저 녀석들을 어쩌나 생각하다가 일주일간 지방 출장을 다녀왔다. 그동안 이내 잊고 살았는데 집에 돌아와 문득 그 생각이 나서 귀를 기울여봤으나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 자라서 어미와 헤어져 제살 길로 떠났나 보다.
이름하야 길고양이. 흔히들 도둑고양이라 불리는 이 생명들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다. 누군가가 기르다가 길거리에 버렸기 때문이다. 죽음도 순탄치 못하다. 대부분 병에 걸려 죽거나 차에 치여 죽는다. 음습한 시멘트와 아스팔트 길거리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사람들의 욕을 먹으며 사는 길고양이들이 많다. 일전에 일어났던 악마 에쿠스 사건과 경북 포항 고양이 사건이 생각난다. 애완견을 에쿠스에 매달아 질주해서 죽인 일과, 어린 고양이에 돌을 매달아 바다에 던진 사건. 피를 흘리고 있는 고양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자신이 내는 퀴즈를 맞추면 고양이를 살려주겠다는 사건 등.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한때는 가족처럼 지낸 고양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 진정 함께 살던 반려동물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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